[스크랩] 수다와 소박한 찬장 속 양념들로 만만하게 해먹은 음식들
부엌에서
밥하고
집안 청소하고
식구들 빨래하는 일들을 합니다.
살림만을 하는 여자로 살아왔고
아마도 그렇게 살아가겠지요.
오늘도
거의 무념무상으로
밥을 하고, 나물을 무치고
찌개도 끓여 밥상 차리고
빨래를 빨아 빨랫줄에 널고
청소를 하였습니다.
매일매일
익숙하게 밥을 하고
국을 끓여도
된밥이 되기도 하고
진밥이 되기도 하며
국은 밍숭밍숭 멀겋기도 하고
반찬의 간은 소태같이 짜기도 하고
눈물나게 맵기도 하고
달짝지근하기도 합니다.
집안 구석구석을 정리하고 청소한다고 하는데
켜켜이 쌓인 먼지며
찌든 때가 여전히 있습니다.
살림이 사는 일의 기본인데
그럼에도 그 기본에 샛구멍이 노상 있더라구요.
울집의 소박한 찬장 속 몇가지 기본 양념들로
만만하게 해먹은 촌스런 음식들 서너가지-
3년 간수 빠진 푸대자루 속 천일염입니다.
불 앞 서서 약 불에서 소금을 저어가며
약 30분 정도 소금의 수분이 없어지면서 보송보송하고 바삭바삭하게
흐릿한 잿빛이 나도록 천천히 볶거나
천일염을 접시에 유산지를 깔고 고루 펼쳐서
전자렌지에 약 3분 정도 가열하거나 하여
절구공이로 빻든지
믹서에 성글게 갈든지 하여 체에 쳐서
한 종지는 중간크기의 구운 굵은 소금으로
한 종지는 구운 고운 소금으로 만들었습니다.
생강술, 생강청 입니다.
생강 껍질을 벗겨 씻어 물기를 제거하고
얄팍하게 어슷 썰고 겹쳐 가늘게 채 썰어 청주를 부었습니다.
소주를 붓기도 하고----
걍 믹서에 생강, 청주나 소주를 붓고 휘리릭---갈아도 되고.
생강청은 생강을 곱게 다져
생강 1에 설탕 1로 고루 섞었습니다.
생강청도 믹서에 갈아 설탕과 버무려도 되고.
되는대로----
고추기름입니다.
고추가루, 고추씨, 생강채, 마늘채에
발연점이 높은 오일 붓기도 하고
오일에 넣기도 하고
되는대로----
오일을 끓이지 않고 우려내는 신선한 고추기름입니다.
마늘채와 생강채만 발연점이 높은 오일에 넣었습니다.
고추기름과 마늘기름은
볶음이나 부침에 ----
멸치간장입니다.
멸치는 마른 팬에 볶아 비린내를 제거하고
다시마와 생강을 넣고 간장을 부었습니다.
볶음이나 조림에----
동네 언니가 투명한 은빛이 반짝이는 완도 최상급의 신선한 멸치 한 박스를 하사 ? 하셨습니다.
봉지봉지에 담았습니다.
마른 팬에 멸치 바삭하게 볶고
고추기름에 편마늘도 볶아
멸치간장에 설탕과 물엿, 생강술로 양념장 만들어
멸치볶음도--
멸치간장으로 조리듯이 윤기나게 볶은 우엉볶음입니다.
달걀의 알끈은 제거하고 소금을 넣고 풀어 체에내려 후추 한 꼬집 넣고
풋고추와 청양고추는 가늘게 채 썰고
느타리버섯은 결대로 찢어
밀가루 한 스푼 넣어 털듯이 고루 섞어
마늘기름에 부친 고추버섯전----
흰살생선 포 떠서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하여
밀가루옷+달걀옷 ㄱ볍게 입혀
마늘기름에 전 부치고.
감자를 얄팍하게 썰어 곱게 채 썰고
찬물에 서너번 씻어 전분기를 제거하여 담그었다가
끓는 물에 소금 한 꼬집 넣고 살캉하게 데쳐
새콤달콤하게 무쳐도 먹고
콩국물에 말아도 먹고
연어감자채 샐러드도 해먹고-
되는대료------
김칫국물을 체에 거르어
표고버섯다시마 우린 물 끓여 식혀 희석하여
오미자액과 양파액 그리고 설탕과 식초로 간을 하여
소면 삶아 김치국수말이도 해먹고---
돼지고기 앞다릿살 간장양념하여
바짝 볶은 제육볶음--
단호박식혜 만들기 - http://blog.daum.net/ys726/8865275
현미식혜 만들기 - http://blog.daum.net/ys726/8865192
생강편을 넣고 식혜 밥을 짓고
엿기름 우린 물을 생강편을 넣고 팔팔 끓인 후
매운기가 빠진 생강으로 만든 편강---
무서운 세상에 살고 있더라구요.
우리가.
거대한 정보와 소비 속에
현실에 대한 불안함과
이기주의적이고 허무주의에 짖눌려
누군가를 몰아 세워야
내가 사는듯이.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남을 생각하며 배려한다는 것을.
그리고
한 줌의 부끄러움조차 모르면서
미움을 가지고 남을 탓하며
용서할 줄 모르는 사람이
어쩌면 나인지도 모르겠습니다.